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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의를 받드는 민주주의가 이뤄낸 독일 탈핵 정책 - 탈핵 결정 과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독일 주의회 선거 본문

독일 정치

민의를 받드는 민주주의가 이뤄낸 독일 탈핵 정책 - 탈핵 결정 과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독일 주의회 선거

독일 이야기 2017. 7. 17.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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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국회의원들이 필리버스터를 통해 심지어 밤까지 새며 민심을 대리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신데요.

국민의 뜻을 잘 대리하는 정치인이 존재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부정할 사람이 없고 감사할 따름이지만, 민주주의 공화국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짓는 것은 언제나 국민과 그 국민의 수준 만큼의 선택에 따라 결정지어지는 것이겠지요.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난 이후, 물리학 박사로서 원전에 대한 자신의 신념도 내려놓고 독일내 모든 원전을 폐기하고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결정한 메르켈 총리가 스포트라잇을 받고 있지만, 실상은 그 모든 변화를 이끌어 낸 주인공은 다름아닌 독일 국민이었습니다.


민주주의 절차를 통해서도 파시즘 독재 정권을 탄생시켜 국민들이 파탄지경에 빠졌던 뼈저린 경험을 했던 터라, 독재 정권의 출현을 막고 집권당을 수시로 견제하고 시시때때로 변하는 민의를 수용할 수 밖에 없는, 그간 국내에는 거의 소개되지 않았던, 독일 민주주의 시스템에 대해 설명드렸었는데요. (독일 이야기 이전 글: https://dogilstory0.blogspot.de/2017/02/16.html)

메르켈 정부의 원전폐기선언도 그 시스템이 잘 작동한 결과였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벌어진 직후, 메르켈 총리가 노후된 원전의 가동을 3개월동안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가 결국 2022년까지 모든 원전 가동을 중단하는 역사적인 결정을 내렸던 2011년은 총 16개 주 중 무려 7곳에서 주의회 선거가 있던 해였습니다.


지금은 브레멘만 4년, 나머지 주는 5년에 한번씩 주의회 선거가 열리지만, 당시에는 주마다 3,4,5년으로 다양해서 시기가 분산되긴 했지만 몰릴 때는 2011년처럼 7개 주, 몰리지 않을 경우에는 1개 주에서 선거가 열리기도 했었는데요.


당시, 원전사고가 일어난 3월 11일과 메르켈 총리의 역사적인 원전폐기선언이 있었던 5월 30일 사이의 2개월 남짓 사이에만 주의회 선거가 4곳에서 열렸습니다. 3개월 잠정 가동 중단을 결정한 것도 3개월간 4곳의 주의회 선거를 통해 민심의 추이를 지켜보려는 결정일 수 있는 것이지요.


2월 20일 - 함부르크 주의회 선거

3월 11일 - 후쿠시마 원전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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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0일 -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

3월 27일 - 라인란트-팔츠 주의회 선거, 바덴-뷔뎀베르크 주의회 선거

5월 22일 - 브레멘 주의회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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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0일 - 2022년까지 독일내 모든 원전가동을 중단한다는 메르켈 총리의 원전폐기 선언

9월 4일 - 멕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의회 선거

9월 18일 - 베를린 주의회 선거


독일의 미래를 결정지었던 4곳의 주의회 선거 결과는 어떠했을까요?

원전 폐기를 주장하며 신재생에너지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오랫동안 애써온 야당인 녹색당에게 시민들이 표를 몰아주었습니다.


3월 20일 작센-안할트 주의회선거에서 7.1%(이전 선거: 3.6%)를 기록했고,

3월 27일 라인란트-팔츠 주의회 선거에서는 14.2%(이전 선거: 5.0%)를 기록했고,

주도인 슈투트가르트 주변에 원전이 있어 수만명의 시민들이 인간띠잇기를 벌이며 원전폐쇄를 주장했던 바덴-뷔뎀베르크 주의회 선거에서는 24.2%(이전 선거: 11.7%)를 기록해 메르켈 총리의 기독교민주당(CDU)에 이은 제2당에 올라서 버렸습니다.


주의회 선거를 통해 드러난 독일국민의 민심과 정치적 힘을 얻은 야당인 녹색당이 시민단체와 시민들과 여론을 주도해갔고 결국,

5월 22일 브레멘 주의회 선거에서도 22.7%(이전 선거: 16.5%)를 얻어 전통적으로 브레멘 제1당인 사회민주당(SPD)에 이어 제2당에 오르며, 메르켈 총리의 기독교민주당(CDU)을 제3당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2011년 브레멘 주의회선거 결과 : 녹색당(Grüne)이 메르켈총리의 기독교민주당(CDU)을 제3당으로 밀어내며 제2당에 오름


결국 한 주일 뒤인 5월 30일

메르켈 총리가 자신의 신념과 소속당의 정책을 포기하면서 독일 민심을 수용하게 된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전문가, 정치인, 시민들의 오랜 토론을 거친 탓에, 총리와 기독교민주당을 지지했던 시민도 총리가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는 배신감이 든 것이 아니라, 민심을 반영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고, 오히려 메르켈 총리가 원전폐기의 주역으로 비춰지게 된 것이지요.

민주주의 공화국은 삼권분립과 언론의 역할과, 민심을 받드는 좋은 대리인으로서의 정치인들이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의 운명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국민인 것이지요.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통해서!

물론 더 좋은 민주주의 시스템을 갖춘, 정상적인 민주주의 공화국일 경우에 한하지만…


[독일이야기][20162월26일] https://www.facebook.com/dogilstory/posts/1718925481655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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