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쾰른의 마녀사냥 : 카타리나 헤놋과 프리드리히 슈페 폰 랑엔펠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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쾰른의 마녀사냥 : 카타리나 헤놋과 프리드리히 슈페 폰 랑엔펠트

독일 이야기 2019. 10. 2.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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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유럽의 화려한 문화유산을 둘러볼 기회가 있을 때면 여느 여행자처럼 기쁨과 감동을 느끼기도 하지만, 부끄러운 흑역사를 마주할 때면 의문과 혼돈을 피할 수는 없는데요. 그간에는 주로 전자의 맘을 나누려 노력해 왔지만, 오늘은 후자의 맘을 나눠보려 합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대성당을 보기 위해, 독일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쾰른의 시청사에는 부부처럼 남녀가 나란히 서있는 조각상이 세워져 있는데요.

 

카타리나 헤놋과 프리드리히 슈페 폰 랑엔펠트

 

카타리나 헤놋은 귀족 출신으로 쾰른에서 독일과 유럽을 배경으로 사설 우체국을 운영하던, 당시 쾰른에서 유명한 부호의 여성이었지만, 1627년부터 1630년에 쾰른에 불어닥친 마녀사냥의 광풍에 억울하게 죽은 첫번째 희생자입니다. 마녀로 지목되어 시당국의 사법절차에 따라 고문 후 교살된 후 화형을 당했고, 어처구니 없는 이 사법살인을 막지 못한 쾰른 시는 이후 3,4년 사이에만 28명이 마녀로 지목되어 사법절차에 따라 고문 후 화형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15세기부터 18세기 유럽을 휩쓸었던 마녀사냥으로 억울하게 희생된 사람은 약 6만명이었는데, 당시 독일에서만 25,000명으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냈습니다. 지금까지 남겨진 화려한 건축물 유산 덕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트리어, 밤베르크, 뷔르츠부르크 등은 아이러니하게 독일에서 역사상 가장 끔찍한 마녀사냥이 벌어진 곳이기도 합니다.

흔히, 유럽의 마녀사냥이 종교권력이 주도했고, 광기어린 대중이 그에 편승해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로 이해하는 분도 많겠지만, 실상은 세속권력이 당시 마련한 사법 체계에 따른 절차를 밟아 자행한 사법살인이었습니다.

통제되지 않고 집중된 권력을 남용해, 사회 불안 요소들을 잠재우기 위한 희생양을 세우고, 고문으로 죄를 만들고 확정해 사형을 집행한 것이지요.

마녀사냥의 집행은 세속권력에 의해 저질러 졌지만, 마녀사냥의 이론적 근거는 종교권력이 마련해 주었습니다. 1486년 하인리히 크라머가 저술한 마녀 망치라는 책은 마녀사냥의 길잡이가 되었고, 쾰른 시는 마녀사냥을 위한 재판을 위해 1607년과 1628년 관련 법을 제정해, 그 법에 따라 마녀사냥을 집행했습니다. 인쇄기술(미디어)의 발전은 성경을 통해 유럽 역사를 바꾸는 데도 일조했지만, 마녀 망치의 예처럼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 것이지요.

반면, 프리드리히 슈페 폰 랑엔펠트는 쾰른에 마녀사냥의 광기가 휩쓸 무렵, 그 광풍을 쾰른에서 직접 경험했고, 1931년 범죄 예방법이라는 서적을 익명으로 출간해 이후 마녀사냥의 종식에 일익을 담당한 인물입니다. 카우치오 크리미날리스라는 제목의 그의 책은 당시 사법기관에서 자행되던 고문의 부당성을 지적한 것이었습니다.

권력이 집중되고 통제받지 않던 권력이 주도한 사법살인의 희생자였던 카타리나 헤놋과 당시 일신의 위협으로 익명으로 출간해야만 했지만, 침묵하지 않고 사법개혁을 주장해 마침내 광기를 잠재우는데 일조했던 프리드리히 슈페 폰 랑엔펠트.

그의 용기와 헌신이 불씨가 되어 이후 중세 독일과 유럽의 마녀사냥은 끝이 났지만, 지금도 인권을 무시하고 사회문제의 희생양을 세워 인권을 유린하고 억울한 희생을 양산하는 모습이 사라졌다고는 볼 수 없을 듯 한데요.

독재시대 숱한 사건은 차치하더라도, 최근 우리나라를 힘쓸고 있는 모습에도 독일과 유럽을 힘쓸었던 광기를 닮았다고 느껴질 정도였는데요. 중세처럼 사법당국이 원하는 죄를 만들기 위해 사용된 고문은 자취를 감췄지만, 언론이 그 역할을 대신한 듯 느껴질 정도였으니까요.

어쨌든, 지금도 독일 쾰른 시청사 건물 위에서 우리를 내려다보며, 찾는 이를 향해 이야기를 전하고자 하는 카타리나 헤놋과 프리드리히 슈페 폰 랑엔펠트, 그들의 이야기를 독일이야기가 대신 전해봅니다.

 

>> 쾰른 방문때 사진을 찍지못해, 사진은 위키피디아를 참고했습니다.

 

#조국힘내세요 #조국가족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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