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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교육 현장 이야기 - 딸의 김나지움 같은 반 절친의 어머니 부고를 접하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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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교육 현장 이야기 - 딸의 김나지움 같은 반 절친의 어머니 부고를 접하고...

독일 이야기 2017. 7. 21.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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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딸아이가 다니는 김나지움의 같은 반 절친 어머니께서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먼저 소식을 접한 딸이 학교에서 전화로 사실을 알려주었는데, 제 딸을 친구처럼 대해주었고 가깝게 지내온 탓인지 소식을 듣게 된 순간부터 지금껏 문득문득 먹먹해지고 엄마를 잃은, 딸의 절친을 위해 기도하게 됩니다. 


딸의 절친은 하교하자 마자 엄마가 돌아가신 것을 알게 되었고 다음날 결석하며 반 친구들에게 알리지 않길 담임 선생님께 얘기했지만, 담임 선생님이 고민끝에 알리는 것이 좋겠다고 결정하고 1교시 시작 전에 반의 모든 아이들 앞에서 알려 주었습니다.




우리나라 나이론 중학생이고, 아직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일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시기여서 아이들의 충격도 컸던 것 같습니다. 담임 선생님이 1교시 직전에 1교시 담당 선생님 대신 들어오셔서 사실을 알려 주었고, 친구를 위해 그리고 친구 어머님을 위해 슬퍼할 수 있도록 1교시 수업을 빼 주었습니다. 또한, 마음이 너무 힘든 아이들은 교실밖에 나가도 된다고 배려해 주었습니다. 그 이후로 담임 선생님이 담당하는 4교시 수업시작 전에 아이들에게 더 슬퍼할 시간이 필요한 지 물으셨고 아이들의 동의로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다니는 독일 김나지움에서는 한국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졸업할 때까지 반이 바뀌지 않습니다. 그래서 같은 반 친구의 학부형과도 잘 알고 지내게 됩니다. 


어머니를 여윈 학생이 소심한 편이라 담임 선생님께 반 친구에게 알리지 않길 바랬고, 일반적으로 학생들의 부탁을 선생님이 들어주는 편이지만, 이번 경우엔 담임선생님이 친구가 등교하기 전 미리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알리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학생은 절친이 부탁했다면 선생님이 친구 어머니의 죽음을 말하지 않는 것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 일부 학생들은 하교 후 집에서 본인들의 부모님으로부터 선생님의 결정이 옳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친구를 만나기 전에 마음을 담아 편지를 미리 써서 준비해 두었다 전해주며 같이 울고 위로해 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사실 특별할 것 없는 사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달리 다가오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은 클라센 아르바이트란 일종의 기말고사를 바로 앞두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일전에 소개했듯이 주마다 교육정책이 서로 다르지만, 대체로 클라센아르바이트는 하루 최대 1과목까지만 시험이 허용되고, 1주당 최대 2과목 (혹은 매우 드물게 3과목)까지 허용됩니다. (독일 이야기 이전 글: http://dogilstory0.blogspot.de/2017/06/blog-post_11.html) 기말고사가 우리나라처럼 하루에 여러 과목을 몰아서 보지 않아 부담이 적게 보일 수는 있지만, 6개월 과정을 총정리하고 논술위주의 기말고사라 김나지움 학생들이 학교생활 중에는 가장 긴장하며 준비해야 하는 때입니다. 이 상황에서 담임 선생님이 수업을 빼서까지 학생들이 받은 충격과 슬픈 감정을 인정하고 배려해 준 것입니다. 학생들도 이런 상황을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받아들였습니다. 


만일, 제가 한국에서 같은 담임 선생님의 위치에 있었다면,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우선순위가 보듬어야 할 아이들의 감정상태보다 시험을 앞둔 수업이 먼저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독일 학생들이 이렇듯 한 인격으로 존중받고 있어서인지 감정표현에 아주 솔직하고 더 자유로와 보이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독일 학교 수업 모습 (사진출처: dpa) 

(*. 독일 학교의 수업 중에는 학생들이 질문이 있을 경우 선생님이 말씀 중에도 손을 들고 있는 모습이 자연스럽습니다. 선생님이 전하고자 하는 말씀을 마친 후 적절한 순간에 손을 든 학생 중에 질문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후, 답변과 함께 수업을 이어가고, 손을 들거나 질문한 학생들의 모습을 참고해 수업 참여 점수에 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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